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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제26호정 근무하는 1년차 신임순경, 그 소회와 다짐’
여수해양경찰서 방제26호정 순경 나현수

해양의무경찰 복무 시절 방제함정에 대한 나의 생각은 “뭉뚝하고 느린 저런 선박으로 무슨 임무를 할까”였다. 방제함정에 근무해보지 못 한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신임 순경으로 임용돼 방제26호정에 발령받고 근무하며 느낀 방제함정과 해양오염 방제에 대한 나의 생각은 180도 바뀌었다.

방제함정은 일반함정과 다른 형태를 갖고 있다. 해양사고 출동 및 불법조업 단속 등 기동성이 요구되는 일반 경비함정은 파도 저항 등을 줄일 수 있는 날렵한 형태로 해상에서의 사고 발생 시 가장 신속하게 현장에 출동한다. 하지만 이와 다르게 방제함정은 날렵하기는커녕 전면이 뭉뚝하고 부피가 커서 경비함정에 비해 훨씬 느린 속력 때문에 상황 발생 시 항상 마지막에 현장에 도착한다.

처음에는 이런 모습이 낯설고 답답했지만 1년여간 근무해보니 험난하고 긴박하게 돌아가는 해상 방제작업환경에 최적화된 형태로서 작업자의 안전을 반영한 완벽한 형태라는 것을 느꼈다. 쌍동형 선체구조는 파도가 높은 현장에서도 중앙에 공간을 만들어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는 형태가 되었으며, 선체 중앙에 경사면을 따라 고상·액상이 올라오도록 하여 다양한 오염물질을 제거할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선미 양쪽에 설치된 전방향추진기는 횡이동·제자리 선회 등 협소한 장소에서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1~2노트의 저속으로 장시간 운전이 될 수 있는 엔진은 300m의 오일펜스를 안정되게 사고선박 주변에 설치할 수 있었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쌍동선의 형태를 지닌 방제26호정은 최고 속력이 12노트를 넘지 못하는 함정이지만, 지난 6월 여수에서 ‘MARAN OO호 벙커C유 유출사고’ 당시 해상 폐기물 2,045kg 중 1,500kg(약 75%)를 수거해 타 함정에 비해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었으며 이는 현장 동원세력 중 독보적이였다. 우리는 현장마다 가장 많은 폐유, 폐기물을 수거해 어민들과 지역민들의 눈물바다가 될 수 있는 사고 현장을 기쁨의 바다로 바꿀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장비를 갖추고 있으면 무었할까! 그 장비를 운용하는 인적 역량이 없다면 무용지물(無用之物)일 것이다. 방제26호정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어디에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은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해양오염 및 화학사고 대응 등 특수 상황에 대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업무인 만큼, 함정과 육상의 다양한 부서 근무로 많은 경험이 있으며 안전하고 깨끗한 바다를 위한 자긍심으로 똘똘 뭉쳐 근무하고 있다.

특히, 해양오염사고 발생 시 유출된 기름의 특성 및 바람과 조류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유출유의 확산상태, 화학적 구성에 따라 인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성 정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적 지식을 아우른다. 또한, 예측할 수 없는 사고 상황에서 효과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능력과 중·대형 내연기관·유압기기·전기기기 등 수많은 장비의 정비와 수리를 적은 인원으로 척척 해내는 선배님들이 정말 존경스럽다.

여수해양경찰서는 해양오염 위험도 전국 1위인 여수·광양항을 관할하고 있다. 여수·광양 묘박지 해상에서는 유류수급 등 밤낮을 가리지 않고 초대형 해양오염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취약 요소들이 산재해 있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근무하는 여수해경 해양오염 방제요원들은 그 전문성이 무척 뛰어나다. 하지만 환경만이 능력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공직자로서 기본 된 소양과 업무를 대하는 개개인의 적극적인 마인드가 해양경찰의 역량을 높였으리라 추측해 본다.

나는 다짐한다. 방제26호정과 함께 해상 안전과 환경을 책임지는 최고의 해양경찰관이 될 것이다. 그리고 방제26호정에 근무하는 직원들께 항상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데스크  yeosu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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