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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의과대학 신설, 선택 아닌 필수
조규봉 논설실장

인간이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데 필수 조건의 하나로 의료서비스를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지방소멸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과 지방 간 의료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의과대학이 없는 곳은 오직 전남뿐이다.

전남의 의료상황이 타 지역에 비해 열악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전남 인구 100명 당 의사 수는 1.7명으로 OECD 국가평균 3.7명, 전국 평균 2.5명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중증 응급환자 전원율은 9.7%로 전국 평균(4.7%)의 2배를 웃돈다.

게다가 전남은 고령인구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고, 석유화학과 제철, 조선 등 일부 산업 시설의 노후화로 산재 또한 갈수록 늘고 있다. 농어촌 지역의 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 골든타임을 놓쳐 소중한 생명을 잃는 경우도 허다하다. 해마다 83만 명의 전남 도민들이 서울을 비롯한 타지로 원정 진료를 떠나고 있으며, 그로 인한 의료비 유출도 연간 1조6,000억원에 달한다.

최근 정부가 의대정원을 늘리겠다는 방침을 발표했으나, 지역 의대 신설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전남으로선 의대 정원 확대보다 의과대학 신설이 반드시 필요하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국회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지역별 개업의료인 연간 평균소득이 수도권 3억3,000만원, 비수도권은 3억5,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전남 의료인의 평균소득은 3억7,900만원으로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대다수 의사들은 지방에서 일하기 보다 수도권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운 전남에 필요한 것은 의대 신설이 확실한 처방이 될 것이다. 전남에 연고를 둔 의대출신이라면 고향에 터를 잡고 개업할 의사들이 지금보다는 분명 많아질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전남도는 ‘국립의대 범도민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여야 4당 전남도당 위원장들은 오는 28일 전남도의회에서 ‘전남권 국립의대 신설을 위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전남 의대 신설의 당위성과 정부에 대한 공동 건의문을 발표하기로 했다. 

전남도의회도 최근 ‘전남 의과대학 신설 및 지역의사제 도입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기존 의과대학의 정원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의사의 수도권 쏠림을 가속화할 뿐 지역 의료체계 구축에는 별 도움이 안되기 때문에 일정기간 지역에서 의무적으로 일하게 하는 의사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지역의사제는 헌법에 보장된 거주이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보다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우선시하는 공익적 요소가 더 크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지방 의료체계를 되살리고 필수 의료인력을 효과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선 공공의대 설립이 필수이며, 지역의사제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

전남 의과대학 신설이라는 지역민들의 오랜 숙원을 풀기 위해선 지역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권과 행정기관, 대학, 시민사회단체가 똘똘 뭉쳐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동부권이냐 서부권이냐를 놓고 더 이상 왈가왈부해서는 안된다. 전남지역 의대 유치를 먼저 이뤄낸 뒤에, 전문가 토론회와 공청회 등 합리적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나중에 지역을 선정해도 늦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언제 어디서나 공백없는 필수의료 보장’을 강조했다. 김기현 국민의 힘 당대표도 전남 의대 신설을 약속한 바 있다. 정부는 심각한 의료공백 상태에 놓여있는 전남의 현실을 감안해 조속히 전남 의대 신설에 대한 로드맵을 내놓아야 한다.

조규봉 기자  cgb21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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