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어류의 특이한 모양은 알에서 막 부화한 새끼도 거의 어미와 같은 모양을 하고 있어 너무 닮은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그리고 1㎝도 되지 않는 어린 복어가 벌써 배를 볼록하게 만드는 것이다. 배를 부풀리게 하는 것은 복어의 일생을 통하여 볼 수 있는 중요한 습성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면 어떠한 몸 구조에서 배가 부르게 되는 것일까.

복어를 낚아 올리면 “굿굿”하고 소리를 내면서 곧 배를 둥글게 부풀린다. 자세히 보면 배를 부르게 하는 것은 우리가 고무풍선을 부는 것과 같이 훅하고 부는 것이 아니고 소리와 함께 단속적으로 부풀리는 것을 알 수 있다. 배가 불러 오른다는 것은 배의 어디가 부르게 되는 것일까. 그것은 소화관 일부의 위로 생각되어지는 부분이다. 부레는 소화관의 등쪽에 있는 별도의 독립된 주머니로서 배를 부르게 하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

복어의 배가 부풀게 되는 몸 구조는 아주 치밀한 것으로 보여지나 이렇게 상당히 고도로 발달한 기능을 갖는 습성이 복어의 생활에 있어서 어떤 의의가 없을리가 없다. 그 의의가 무엇일까. 그것은 간단히 설명할 수가 없으나, 각국의 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여러 가지 설로 설명하고 있다. 그것을 요약하면 대체로 넷으로 나누어진다.

첫째는 위협설이다. 적에게 습격을 받았을 때 급히 부풀려서 적에게 위협을 주게 된다는 것이다. 이 설은 상당히 신뢰성이 있어서 동물학의 책에도 쓰여 있다.

두번째는 표류설이다. 공기를 들이 마셔서 몸을 가볍게 하고, 배를 비스듬히 하여 수면에 띄우고 바람이나 조류를 이용하여 머나먼 길을 여행한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관찰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세번째는 보조호흡설로서 간조 때 해안에 남게 되면 배에 담아둔 공기를 조금씩 내어서 호흡을 보조한다는 것인데, 물 바깥에서의 호흡에 공기가 필요하다면 직접 입으로 숨쉴 수 있으므로 거기에는 아무래도 사실의 관찰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네번째는 분수설이다. 복어가 공기 또는 물을 다량 위에 빨아들이는 것은 배를 부르게 하는 것이 최초의 목적이 아니고 물을 강하게 입에서 뿜어내서 분수의 힘을 이용하는 습성에서 시작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요컨대 복어가 배를 부풀리는 습성의 의미는 분수설과 가시의 존재를 조건으로 적을 위협하여 자기를 방어하기 위한 자위설로서 일단 설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고 있다.

<박영철 국립수산진흥원 남해수산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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