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부터 시작된 여수시의회 제 32회 임시회 셋째날, 한 시의원이 유독 특정취재기자의 사진촬영에 문제가 있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나서 신종언론탄압이라는 비판에 휩싸이고 있다.

10일, 본회의 시정질의를 취재하던 인터넷 시민뉴스 기자에 대해 박 모 의원이 공식적인 회의 석상에서 수차에 걸쳐 "의장님 허가 받지 않은 사진촬영 못하게 하세요"라며 정이칠 의장에게 강력히 항의하고, 사진촬영을 금지시켜 줄 것을 요구해 파문을 빚고 있다.

정 의장도 이러한 요구를 받아들여 의회 사무국 직원을 시켜 취재기자의 사진촬영을 막도록 조치함으로써 파문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여수시의회 회의규칙 제 88조 녹음·녹화 등에 관한 규정에는 '회의를 공개하지 아니하기로 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의장 또는 위원장은 의회에 등록된 기자에 한하여 회의장 안(본회의장은 방청석에 한한다)에서의 녹음·녹화·촬영 및 중계방송을 허용할 수 있다'고 되어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방송사가 이 조항을 어기고 그동안 본회의장 안에서까지 촬영을 해 회의규칙을 위반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박 의원의 이번 발언으로 앞으로 방송 카메라의 본회의장 촬영도 금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제 88조 2항은 "제 1항의 녹음 등을 하고자 하는 자는 매회기초에 허가 신청서를 의장에게 제출하여 허가를 얻어야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 또한 방송사를 비롯한 대부분의 언론사가 어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 이러한 규정이 있었음에도 관행적으로 자유로이 영상 및 사진촬영을 해왔으나 이번 박 의원의 지적으로 앞으로 모든 언론사가 의회 본회의 취재시 사전에 의장의 허가를 얻어야 촬영이 가능하게 됐다.

이와 함께 제 85조 3항에 따르면 '장기방청권은 보도기관 종사자나 업무상 방청이 특히 필요한 관서의 직원에게 교부하며 장기 방청권을 교부받은 자는 그 회기를 통하여 방청할 수 있다'고 되어 있으나 여수시의회 출입기자 중 장기방청권을 소지하고 있는 언론인이 단 한명도 없어 여수시의회 취재시 사전에 장기방청권을 신청해 취재에 임해야 하는 진풍경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의 이날 발언으로 본회의가 끝난 후, 여수시의회 로비와 사무국, 의장실에는 이에 항의하는 10명 가까운 기자들이 몰려가 "그동안 시의회를 촬영한 취재기자들이 허가서 받고 촬영했냐", "그동안 허가해준 허가서를 보여달라"며 강력히 항의하자 시의원들과 사무국직원들이 만류하는 등 한바탕 대소동이 벌어졌다.

언론인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당사자인 박 의원은 속히 의회를 빠져나갔으며 정이칠 의장도 기자들의 항의에 한마디의 대꾸도 않한 채 한바탕 곤욕을 치룬 후 빠져나갔다.

특히 문제가 빚어진 이날도 일부 방송사의 카메라 기자들이 규칙을 어기고 본회의장안에서 촬영을 했으며 외국인과 일반시민까지도 허가없이 사진을 촬영한 것으로 밝혀졌다.

가칭 열린여수언론인협의회도 박 의원의 발언을 언론탄압이라고 규정하고, 11일 긴급회의를 소집, 박 의원과 여수시의회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함과 동시에 성명을 발표해 전국에 알릴 방침이다.

몇몇 동료 의원들조차 "취재기자가 회의장도 아니고 방청석에서 사진촬영을 하는 것이 원활한 회의 진행에 지장을 주는 것도 아닌데 이를 문제 삼는 것은 신종언론탄압이며 지방자치시대에 시민의 대표가 회의하는 장면를 의장의 허가를 받아 취재를 한다는 것은 민주주의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박 의원의 요구를 받아들인 정이칠 의장도 문제가 있다"고 말하고, "적절하지 않은 회의 규칙은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함께 취재를 하던 10명 가까운 기자들도 "여수시의회가 언론인의 사진촬영을 막아선 것은 명백한 언론탄압이다"고 말하며 "이번 여수시의회의 조치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그동안 여수시의회 본회의 장면을 취재해왔던 많은 언론인들을 회의규칙을 어긴 몰지각한 사람들로 매도한 것"이라고 입을 모으며 "그동안 언론인들이 비난받을 짖을 해왔다는 것 밖에 더되냐"고 성토했다.

덧붙여 "초선도 아닌 박 의원이 회의규칙을 몰랐을리 만무한데 이제 와서 이를 문제삼아 언론인들을 매도하는 저의는 무엇이냐"고 입을 모았다.

한편 그동안 여수시의회 본회의 장면을 촬영한 영상과 사진이 수없이 언론에 보도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수시의회에는 촬영을 허가해 준, 허가서가 한 장도 없는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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