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순천 10·19 사건(이하 여순사건)에 대해 ‘반란’ 등의 표현을 사용한 한국사 교과서의 역사 왜곡 논란이 일선 학교 교과서 선택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전남중등교장협의회(회장 김병인)는 지난 20일 여수·순천 10·19 사건(이하 여순사건)에 대한 역사 왜곡과 관련, 반란 등의 표현을 사용한 한국사 교과서 선택을 신중히 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남 중등교장협의회에서도 최근 교육부가 검정 합격한 고등학교 한국사 5개 교과서는 여순사건 표현 방식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할 우려가 커지고 있어 선택을 신중키로 했다.

2021년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제정으로 다수의 민간인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규정되었음에도 여순사건을 '반란'으로 표현하는 것은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고, 희생자들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다. 특히 학생들에게 국가폭력을 정당화하고, 뒤틀린 역사관을 주입할 수 있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전라남도교육청은 역사 왜곡 교과서가 학교에서 채택되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취하겠다는 태도를 천명했다. 전라남도의회에서도 지난 19일 이러한 표현의 즉각적인 삭제를 요구하며 여순사건을 왜곡 기술한 교과서에 대한 검증을 통과시킨 교육부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19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내년 3월 도입될 새 검정 역사 교과서가 다양한 비판에도 검정을 통과함에 따라 다음 달 말까지 교과서 채택을 결정해야 하는 일선 고등학교도 혼란이 커질 전망이다.

전남 중등교장협의회는 역사적 사실을 정확히 반영하는 교과서를 선택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전라남도교육청에는 전남의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신중한 교과서 선택을 알리는 공문을 일선 학교에 발송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비상출판은 항의에 나선 여수 지역의 가을문고 이태기 대표에게 공문 발송을 통해 "당사와 한국사 교과서 집필진은 2021년 제정 2022년 시행된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에 기술된 사건의 정의를 충분히 유념하고 이를 반영해 문제시되는 표현을 수정할 것이며, 더불어 학생들은 해당 내용이 수정된 교과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전달했다.

이태기 대표는 “여수 관내 각 학교장과 역사 교과 담당 교사들에게 이번 문제의 심각성을 전하면서 이번 역사 교과서 선정은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가 친일, 친일파 비판하면서 반군, 폭도, 반란, 토벌대, 부역자란 단어가 버젓이 쓰여 있는 교과서를 선정한다는 것은 책을 파는 자신 자신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고 일선 학교의 결단을 촉구했다.

김병곤 기자  bibongsan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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