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저 소설집 '여수의 사랑'

한강 작가의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하루 종일 회자되는 가운데 작가와 여수의 인연이 새삼 조명되고 있다.

20여년 전 썼던 한강 작가의 첫 소설집(1995년 출간)에 등장하는 ‘여수의 사랑’이 화제다. 이 소설집에는 표제작인 <여수의 사랑>을 비롯하여 <어둠의 사육제>, <야간열차>, <질주>, <진달래 능선>, <붉은 닻> 등 6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수록된 작품 '여수의 사랑'에는 여수항의 밤 불빛을 봤어요? 돌산대교를 걸어서 건너본 적 있어요? 오동도에 가봤어요? 오동도의 동백나무들은 언제나 나무껍질 위로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는 것 같아요 등 여수란 공간을 배경으로 인간 내면의 상처와 고통을 비유적으로 섬세하게 묘사했다.

화자인 ‘나’와 ‘자흔’이라는 인물의 만남과 이별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주인공은 어린 시절 어머니가 죽고, 자식과 함께 바다에 빠져 죽으려 했던 아버지 때문에 아버지와 동생은 죽고 혼자 살아남았다.

원룸 전세값을 아끼려 지인과 동거를 하는데 ‘자흔’은 상처뿐인 고향 여수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인물이다. 그녀의 내면에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상처가 공존한다. ‘나’는 ‘자흔’과 함께 여수로 여행을 떠나지만, 여행 도중 ‘자흔’이 갑작스럽게 사라진다.

이후 ‘나’는 ‘자흔’의 흔적을 찾아 통일호 기차를 타고 여수를 헤매며 그녀의 삶과 상처를 이해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 작품은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상처와 고통을 섬세하게 묘사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과 사랑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여수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하여, 그곳에서 벌어지는 인물들의 사랑과 상처를 다루며, 이를 통해 인간의 삶과 죽음, 그리움과 만남의 의미를 탐구한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인간의 삶에서 상처와 고통은 피할 수 없지만, 이를 극복하고 성장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아름다움과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한편, 작가 한강은 2014년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에서는 상처받은 이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해 광주의 아픔을 알리기도 했다.

또 2007년 출간된 <채식주의자>는 연작소설로, 인간의 본성과 억압된 감정의 갈등을 아주 깊이 있게 다루며, 현대사회에서 여전히 존재하는 다양한 억압의 문제를 투영했다. 2016년 한국작가 최초로 맨부커상을 수상하며 국제문학계에서 큰 주목을 받게 됐다.

김병곤 기자  bibongsan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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