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내과의원 김현경 원장

길었던 폭염이 끝나고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시작되었습니다. 아직은 낮에 20도가 넘어 하루 일교차가 10도 안팎으로 벌어져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습니다. 낮에는 체온을 낮추기 위해 땀을 흘려야 하고, 밤에는 체온을 높이기 위해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다보면, 신체 리듬이 쉽게 깨지고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건강에 주의가 필요하겠습니다.

일교차가 크면 심혈관 기능을 조절이 잘 안되요.

우선 일교차가 크면 혈관이 수축합니다. 심혈관 기능을 조절하는 신경의 균형이 쉽게 깨지고 과도하게 혈관이 수축하게 되면, 혈액이 지나다니는 통로가 좁아지니 혈압도 갑자기 올라가고 심장박동도 따라 빨라지는 등 심혈관계에 가는 부담이 커져 심혈관계 질환 발병의 위험이 높아집니다.

대표적인 심장질환인 ‘협심증’은 심장 근육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통증을 느끼는 것입니다. 협심증은 만성질환으로 운동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 때, 차가운 날씨에 노출될 때, 흥분할 때 주로 발생하며, 협심증이 발생하면 가슴 정중앙이나 왼쪽의 가슴이 뻐근하고 조이는 것 같고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한편, 급성으로 나타나는 ‘심근경색’은 심장 혈관이 갑자기 막히는 증상입니다. 일교차가 큰 날씨에 보온이 되지 않는 옷을 입고 나가거나, 실내에서 혹은 낮에 이완돼 있던 혈관이 낮은 온도에 노출될 때 발생합니다. 이때 자율신경계 균형이 깨져 혈관 수축과 혈압 상승을 유발합니다. 또한 혈소판 활성화와 혈액 응고가 생겨 혈관이 막힐 위험이 커지게 됩니다. 만약 갑자기 심한 두통, 심장박동 빨라, 숨 가쁨, 가슴이 조이는 듯한 통증 등 이상 증상이 느껴지면 최대한 빨리 응급실에 내원하여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환절기에는 호흡기 질환에 유의하세요.

일교차가 큰 봄·가을 환절기면 감기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크게 늘어납니다. 특히 환절기에는 알레르기성 결막염, 비염, 천식 등 호흡기 질환에 걸리기 쉬워집니다. 건조한 환절기에는 코 속의 점막이 마르거나 면역력이 떨어져 쉽게 감기의 바이러스나 세균이 콧속이나 편도를 침범합니다. 이 때문에 콧물감기(콧물, 코막힘, 재채기), 목 감기(인후통, 인두 건조감 등), 기침 감기(기침) 등 다양한 종류의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직도 어린이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 감염증이 유행이 반복하고 있고 여러 호흡기 바이러스도 같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 독감예방접종도 하고 있지만, 날씨가 추워지면 다시 독감도 유행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국가에서는 만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독감예방접종을 무료로 하고 있으며, 폐렴 예방을 위해 프로디악스도 접종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아직 65세 이후 프로디악스 접종을 하지 않았다면 근처 의원에서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프로디악스를 접종하셨다면 프리베나나 박스뉴반스와 같은 폐렴 예방접종도 추가로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관절도 아파요.

기온이 떨어질수록 근육과 혈관이 수축, 혈액순환이 저하되고 이전보다 심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활동량이 부족해 근육량이 감소하면, 관절을 지지하는 힘이 약해져 증상이 악화됩니다. 무릎 관절은 뼈를 둘러싼 피부가 얇고, 연골이 작은 충격에도 손상되며, 허리도 근육과 인대가 경직되면 조직들이 압박을 받습니다. 일하는 도중 자주 스트레칭을 하면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는데, 몸을 구석구석 펴주는 것만으로도 척추 주변의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근육을 완화시켜 움직임이 더 수월해집니다. 움직임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근육이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지지 않게 적절한 운동과 스트레칭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관절염이나 허리 통증이 있는 사람은 계절과 관계없이 활동량을 유지하며, 근육과 관절이 유연해지게 관리해야 합니다. 가벼운 달리기나 자전거 타기 등이 좋지만, 관절에 무리가 간다면 빠른 걷기나 수영 등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으면 됩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걷는 시간을 늘리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오르는 것도 추천합니다. 단 운동은 절대 새벽이나 밤에 하는 것을 피하고 낮에 하는 것이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피할 수 있습니다.

기온차이가 큰 환절기 동안에는 기온 변화에 따라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쌀쌀한 아침에는 얇은 옷을 여러 겹 껴입는 것이 좋습니다. 짠 음식을 줄이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혈압을 낮추는 노력도 필요하며, 고지혈증과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라면 주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데스크  yeosu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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