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생리학자 프리드리히 골츠(Friedrich Goltz)는 ‘영혼의 위치는 어디에 있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끓는 물 속 개구리’ 실험을 진행했다. 개구리는 서서히 끓는 물에서도 고통을 느끼지 못하고 죽어갔다.

이 실험은 ‘삶은 개구리 증후군(boiled frog syndrome)’이라는 용어의 시초가 됐다. 서서히 진행되는 변화에 대해 개인이나 조직이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되는 현상을 비유적으로 표현한다.

변화는 보통 천천히 일어나며 초기에는 그 심각성을 인식하기 어렵다. 개인이나 조직은 익숙한 환경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있어,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 따라서 문제가 커지기 전에 미리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수시의회 송하진 의원은 11일 제243회 임시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발등에 불 떨어진 '여수 석유화학산업과 지역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산업위기 대응지역 지정 및 여수시의 실효성 있는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여수에서 돈 자랑 말라던 화려했던 옛 모습은 앞으로 찾아보기가 힘들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다. 

석유화학산업이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의존해 새로운 미래 먹거리 산업 개척과 발굴을 게을리한 과오가 고스란히 펼쳐지고 있다. 

여수산단 석유화학의 ‘빅4’로 불리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한화솔루션 작년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손실은 5,000억 원을 훌쩍 넘겼다. 

고유가로 인한 세계 경제의 성장 둔화, 자급률 100% 중국의 석유화학 산업의 급성장, 중동 석유화학 산업 진출 등 대외 여건이 갈수록 녹록치 않다.

우선 급한 불부터 꺼야한다. 정부의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적극 활용해 여수가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사활을 걸어야 한다. 

전기세 인하, 규제 완화, 세제 혜택, 자금 지원 등 다양한 정책적 지원으로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의 숨통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

지금의 위기가 ‘여수 경제 도약의 대전환’을 위한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이 되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때다.

김병곤 기자  bibongsan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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