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내과의원 김현경 원장

건강검진을 하거나 여러 이유로 흉부 엑스레이를 찍다보면 간혹 결핵 앓은 흉터가 보인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결핵을 특별히 앓은 적이 없고 치료 받은 적도 없는데도 말입니다. 혹시 치료를 해야 하나 문의하면 비활동성 결핵이라 괜찮다고 치료가 필요 없다고 하지만, 엑스레이 찍을 때마다 같은 이야기를 들으니 신경이 쓰이기도 합니다.

활동성 결핵의 진단과 치료

결핵은 결핵균에 의한 만성 감염병으로 여러 장기에 감염을 일으킬 수 있지만 주로 폐에 감염을 일으키는 폐결핵이 가장 흔합니다. 결핵은 주로 활동성 결핵 환자의 호흡이나 기침, 재채기로 결핵균이 미세한 침방울과 함께 공기 중으로 나오게 되고, 주변 사람들이 호흡할 때 공기와 함께 폐로 들어가 감염을 일으키게 됩니다. 감염이 된다고 모두가 활동성 결핵으로 발병하는 것은 아니며 감염자의 90%는 발병 없이 지나가지만 10%는 활동성 결핵으로 발병하게 됩니다.

활동성 결핵은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지만 초기에 무증상일 수 있어 놓치기 쉬운 질환 중 하나입니다. 결핵균은 매우 천천히 증식하면서 우리 몸을 소모하기 때문에 결핵환자의 상당수가 기운이 없고, 쉽게 피로하며, 식욕이 떨어지며 무력감을 호소할 수 있습니다. 미열로 잠잘 때 식은 땀을 흘리거나 체중이 감소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폐결핵의 경우 2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 가래 증상이 있으면 결핵을 의심해 볼 수 있으므로 흉부 엑스레이 촬영을 권고하기도 합니다.

결핵은 가슴 엑스레이 촬영에서 의심 소견이 있으면, 객담도말검사 및 배양검사를 하여 진단합니다. CT를 이용한다면 초기 병변에서도 확인이 가능하고 배양검사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반면에 PCR(유전자증폭검사)를 사용한다면 빠르게 진단이 가능하며, 약제 내성결핵 감별도 가능합니다.

결핵이 진단되면 초기에는 전염력이 있어 주변과의 격리가 필요하며, 적절한 항결핵제 치료가 시작하여 2주가 지나면 대개 전염력이 떨어져 격리는 더 이상 하지 않고 일상 생활이 가능합니다. 항결핵제는 여러 약제를 조합한 병합 화학요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복용하는 약의 종류와 수가 많고 보통 6개월 이상 약물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때 적절히 치료가 되지 않으면 재발하거나 내성 결핵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항결핵제를 잘 복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활동성 결핵

비활동성 결핵이란 과거에 결핵균이 증식하면서 폐병변을 만들었지만 결핵약을 복용하여 치료를 하였거나 혹은 면역기전에 의해 결핵균이 모두 죽거나 억제되어 결핵균의 증식 없이 흉터만 남아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결핵에 걸린 사람 중에 일부는 결핵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면역기전에 의해 결핵이 치료되기도 하는데, 면역기전에 의해 결핵병변이 치유되고 그 흉터가 남기도 합니다. 이렇게 치유된 병변이 흉부 엑스레이에서 관찰될 때 비활동성 결핵이라고 하며 별다른 결핵 치료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드물게 비활동성 병변 내에 잠복하고 있던 결핵균이 있을 수도 있으며, 이런 경우 오랜 기간이 지난 후 면역기전이 저하되면 잠복하고 있던 결핵균이 다시 증식하면서 활동성 결핵이 발생하는 경우가 드물게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비활동성 결핵 병변이라고 부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면역력이 저하되지 않게 식습관에 주의하고 충분한 휴식을 가지고 스트레스를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잠복 결핵이란

잠복 결핵이란 살아있는 일부 결핵균이 체내에 존재하나 균이 외부로 배출되지 않으며, 증상도 없고 방사선학적 검사로도 정상인 경우를 의미합니다. 소수의 결핵균이 몸 안에 있으나 면역기전에 의해 증식이 억제되어 결핵으로 발병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잠복결핵이 최근 임상적으로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는 이들 중 일부인 10% 정도가 수년에서 수십 년 후에 활동성 결핵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잠복 결핵 감염 검사는 무조건 하는 것은 아니고 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나오면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 즉 결핵 발병의 위험이 높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결핵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경우, 병원이나 학교 등 다중 이용시설에서 근무하는 경우, 항암치료 등의 면역 억제 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에서는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잠복 결핵 검사에서 양성인 사람은 모두 치료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이 중 반드시 치료를 권고하는 대상은 면역억제제를 복용 중인 환자, HIV 감염자, 장기간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환자, 만성 신부전, 규폐증, 당뇨, 비정상 흉부 사진을 보일 경우 등입니다.

일반적인 결핵 치료는 4가지 약제를 6개월 이상 복용해야 하지만, 잠복결핵의 경우 1~2가지 결핵약을 3~9개월 복용합니다. 치료약제는 검사 결과와 환자에 따라 여러 인자를 고려하여 결정하게 됩니다. 잠복결핵은 결핵환자와 달리 전염성이 없기 때문에 일상생활에는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도 내성이나 재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치료 시에 꾸준히 약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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