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문 칠 전라남도 명예 예술인(문학)

교단에서 긴 세월 동안 교육이라는 이름의 작은 나무를 심으며 소중한 제자들과 함께 애정을 쏟았던 내 인생의 시간을 돌아보며, 나는 스스로 묻는다.

"나는 잘 살아왔을까? 아니 후회 없이 살아왔을까?"

하지만 이 질문에는 단 하나의 정답은 없다. 오히려 무수히 많은 답이 존재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내 삶의 답을 찾아본다면, 그건 아마도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처럼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마치 넓은 공간에서 공놀이를 하듯, 우리는 각자의 공을 던지고 받고 굴리면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코로나가 한창 유행하던 2020년, 건강 문제로 사랑하는 동생을 저 세상으로 떠나보냈다. 어느덧 5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그때 병원에서 노트북을 앞에 끼고 마지막까지 자신의 삶에 공을 던지며 열심히 일하던 모습이 선하다. "삶은 경주가 아니라, 한 걸음 한 걸음 음미하는 여행이라는 것“을 나는 그때 느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 엄마가 입혀준 배냇저고리를 걸치고, 세상을 떠날 때는 자식이 입혀준 수의를 입는다. 이 두 옷에는 공통점은 호주머니가 없다는 것이다. 그 말은 곧, 인간은 빈손으로 태어나 빈손으로 떠난다는 말이다.

우리 삶의 인생에는 고무공(일)과 유리공(가족, 건강, 친구, 자신)으로 끊임없이 공을 돌리면서 살아가고 있다. “고무공”은 땅에 떨어뜨려도 다시 튀어 오른다. 더 큰 힘으로 던지면 높이 올라가고, 힘이 빠지면 낮게 튀어오를 뿐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깨닫게 되는 건, 노력과 능률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이 고무공의 특성이다. 이는 바로 일과 직장의 능력이다. 하지만 “유리공”은 다르다.

유리공은 곡예사가 공중에서 여러 개의 공을 던지고 돌리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만약 유리 공을 하나라도 떨어뜨리면 어떻게 될까? 금이 가고 파손되면, 다시는 원상태로 되돌릴 수 없게 된다. 뒤늦게 후회해도 다시 원형대로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유리공이다. 어쩌면 우리는 가까운 것에 너무도 당연한 것들에 대해 무심코 살아온 것은 아닐까? 우리는 삶의 공들을 균형 있게 관리해야 한다.

건강은 특히나 얇고 투명한 유리 공에 불과하다.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지 않는 유리공이지만, 작은 실수 하나로도 깨져버릴 수 있다. 삶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공을 소중히 다루는 법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는 때때로 과거나 미래에 너무 집착하느라 현재를 놓쳐버리곤 한다. 하지만 인생이 아직 남아있는 시간이 있다면, 주어진 날들을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된다.

건강이 나빠지기 전에 스스로를 돌보고, 가족이 멀어지기 전에 따뜻한 한마디를 남겨주고, 지인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할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나간 날을 후회하기보다는, 남은 날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웃을 수 있는 미소를 소중히 여기며 자신의 삶을 뒷모습이 아름답게 유지하느냐가 정말 중요하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유리공이 상처 나지 않도록 자기 건강을 지키고,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하는 행복을 찾는 내 인생은 항상 내가 만들어 가야 한다.

잔잔해진 눈으로 뒤돌아보면, 삶의 공놀이는 너무나 짧고 아름다웠다. 인생은 공놀이인데 젊은 날에는 왜 공들이 잘 보이지 않았을까?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란 “푸시킨” 시가 생각난다.

웹마스터  yeosu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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