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내과의원 김현경 원장

건강검진이나 여러 이유로 검사를 하다보면 위염만큼이나 자주 진단되는 것이 지방간입니다. 우리나라 성인의 20~30%가 앓고 있으며 특히 당뇨가 있는 경우에는 60~70%까지도 동반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을 만큼 유병률이 높은 대표적인 간질환입니다. 그러나 대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고 너도나도 지방간이 있다고 하니 이 질환의 위험성이 과소평가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방간은 간염을 거처 간경변증, 더 나아가 간세포암까지 진행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지방간이란

사실 정상적인 간에도 지방이 5% 이내로 존재합니다. 이보다 더 많이 축적된 것을 ‘지방간’이라고 하며, 우리가 섭취한 중성지방이 간세포에서 축적이 됩니다. 음식물 등에 의해 지방질이 과도하게 축적되면, 이를 몸에서 원활하게 처리하지 못하여 발생하게 됩니다. 음식물 외에도 비만이나 당뇨 같은 대사증후군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나타나는데, 비만환자의 91%, 제2형 당뇨병 환자의 69%에서 지방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정상체중이라고 하더라도 인슐린 저항성이 있으면, 지방간 발생률이 증가합니다.

지방간의 분류

지방간은 크게 음주로 인한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뉩니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과도한 음주로 인해 간세포에 지방이 축적되어 나타나며,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건강검진을 통해 우연히 발견되고 주로 40대 이상의 남성에서 많이 나타납니다. 금주하면 회복 가능하지만, 지속적인 음주는 알코올성 간염을 유발하며, 일부에서는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있습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거의 마시지 않거나 소량만 마시는데도 간에 지방이 쌓이는 경우를 말합니다. 예전에는 알코올성이 많았지만 지금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며, 동양인에서는 마른 사람에게도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많이 발견되는 편입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대개 대사증후군과 연관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사증후군이란 고혈압, 고지혈증, 고혈당증, 비만 등의 증상들이 같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이며, 대개 인슐린 저항성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간경변증, 간암을 일으키는 주요한 원인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며, 또 내당능장애,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심혈관계 죽상동맥 경화증 등과 같은 대사 증후군의 일부분으로 심혈관계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사실도 밝혀져 있습니다.

지방간의 진단

지방간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지방간을 의심할 만한 증상으로는 피로감을 자주 느끼는 정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방간은 대개 우연히 시행한 검사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방간은 혈액검사와 초음파 검사(혹은 CT, MRI) 등을 통해 진단합니다. 간 내 지방량 정도에 따라 경증, 중등증, 중증으로 구분 되며, 간내 염증 동반 여부에 따라 단순 지방간과 지방간염으로 구분되기도 합니다. 지방간에 염증이 동반된 지방간염의 경우 향후 간경변증 및 간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간질환 전문의와 상의 후에 간 조직검사가 시행될 수도 있습니다.

지방간질환으로 진단받은 경우나 복부 비만이나 당뇨병 등의 위험요인이 있는 경우에는 적어도 6개월마다 혈액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통하여 정기적으로 간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방간의 치료

지방간은 약으로 치료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치료는 유발 원인이 되는 알코올이나 약제의 섭취를 최대한 줄이고 기저질환(당뇨, 비만, 고지혈증 등)을 치료하는 것입니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절주, 금주가 가장 중요한 치료입니다. 그리고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치료는 생활 습관 개선이 가장 필요하며, 당뇨병, 비만, 관련 약제 등 지방간과 관련된 인자들을 치료해야 합니다.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 생약제 등은 되도록 사용하지 않도록 조의해야 하며, 이미 사용하고 있는 약제라면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하셔야 합니다.

일부 지방간염으로 진단된 환자에서는 항지질약제나 우루사, 실리마린 제제, DDB(레간론, 고덱스) 등이 간수치 감소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어 약물치료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보존적인 치료 효과만 있기 때문에 이들에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지방간은 금주와 체중 감량, 식이조절, 운동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치료법입니다. 또한 고혈압, 당뇨나 고지혈증과 같은 대사증후군 관련 질환이 있다면 꾸준한 치료가 동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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