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사도 전경

수만년 자연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섬이지만, 오랫동안 접근이 쉽지 않아 신비로움까지 품은 여수의 마지막 남은 보물섬 ‘사도’와 ‘추도’가 눈 앞에서 열린다.

잠시 침체기를 겪고 있는 여수해양관광의 새로운 전환점을 이끌 호재라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

다만, 오랫동안 잘 보존된 경관이 쉽사리 훼손되지 않고 지속가능하도록 적절한 보존대책 또한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계 최장 공룡 보행열 화석과 주상절리 등 빼어난 자연경관을 간직하고 있지만, 정기 여객선이 없어 접근할 수 없었던 추도에 정기여객선이 지난달 말 본격 취항했다.

여수 화정면 낭도에서 사도와 추도를 오가는 정기여객선 ‘태평양호’는 하루 3차례 왕복운항한다.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주말에는 1회 왕복 증편한다.

낭도에서 사도를 거쳐 추도까지는 20분 가량이 소요된다.

추도를 연결하는 정기여객선의 취항으로 그동안 정기 노선이 없어 불편을 겪은 추도 현지 주민들의 생활불편 해소는 물론 여수지역 해양관광의 또 다른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모세의 기적’으로 유명세 ‘추도...더 많은 이야기 즐비

수십년만에 정기 여객선을 취항하는 추도는 일반인들의 접근이 쉽지 않았던 만큼 수천년 자연의 신비로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추도는 이른바 ‘모세의 기적’으로 불리는 바닷길이 열리는 시기에만 반짝 관심을 불러 왔다.

매년 음력 정월대보름, 2월 영등사리 등 서너 차례에 걸쳐 바닷길이 열리는데 사도와 750m쯤 거리에 바닷 속 길을 드러내는 것.

하지만, 추도의 매력은 1년 365일 다양한 모습들로 펼쳐진다.

우선, 선착장에 내려 반기는 돌담은 여느 섬마을에서나 볼 수 있는 돌담같지만, 등록문화재로 등재될 만큼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또, 84m에 이르는 세계 최장 공룡 보행렬 화석과 주상절리는 남해안 최고의 해안 경관을 자랑한다.

‘용궁가는 길’이라 불리우는 아름다운 절벽 사이에 바라보는 바다는 상상속 용궁이 펼쳐지는 착각에 빠지게 할 만큼 빼어난 해안 경관을 선보인다.

또, 해안을 따라 걸어가다 보면 바위 벼랑과 널찍하게 펼쳐진 널바위 위로 백악기 시대 공룡 발자국 행렬이 나타나 섬이 지닌 신비로움을 이야기한다.

이처럼 빼어난 경관을 간직한 곳이지만, 여객선 노선이 없어 일반인들이 접근이 쉽지 않았다.

일부 관광객들이 사선을 이용해 입도해 무분별하게 경관을 훼손하는 사례가 이어지며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제 여객선이 본격 운항을 시작하면서 그 신비로운 자태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즐길 수 있게 됐다.

신비의 섬 여수 사도, 걸어서 간다

‘추도가 열리던 날’ 또하나의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추도의 본섬이랄 수 있는 사도에 ‘인도교’가 건립돼 걸어서 사도의 절경을 만날 수 있게 된 것.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지만 뱃길이 아니면 들어갈 수 없는 여수 사도를 이르면 3년 쯤 후에 걸어서 즐길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천혜의 절경과 스토리를 간직한 섬을 관광자원으로 활성화하기 위해 추진한 인도교 건립 공사를 정부가 승인한 것. 인도교 설치를 추진한 지 20여년 만이다.

‘사도~낭도 생태탐방 관광자원 개발사업’이 최근 행정안전부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최종 통과했다.

앞서 여수시는 이번 사업과 관련해 지난 2023년 전라남도 지방재정 투자심사를 통과했지만, 해저 퇴적층 분포에 따른 기초공사비가 크게 늘면서 중앙투자심사 대상에 포함돼 재심사를 받았다.

사도-낭도 인도교는 당초 지난 2005년 여수시가 68억여원의 국.도비를 들여 길이 430m 너비 4.6m 규모로 추진키로 했다가 10% 공정율을 보인 상태에서 문화재보호법 위반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업추진 2년여만에 공사가 중단된 바 있다.

당시 문화재청은 공룡화석지 보호구역 경계로부터 500m 이내에서 사도-낭도 인도교 공사가 이뤄질 수 없다 점을 들어 공사 불허를 통보했다.

하지만, 일부 경로 변경 등을 통해 정부를 설득한 이번 심사 통과로 사도~낭도간 인도교 건설공사의 예산 확보가 가능하게 됐다.

이에 따라 20여년간 미뤄져 온 인도교 건립공사가 본격화된다.

인도교 공사는 총사업비 360억 원을 투입해 길이 892m 폭 3m의 인도교를 건립하는 프로젝트로 전체 사업비 가운데 도비는 81억 5천만원이 포함됐다.

이미 올해 도비 25억원이 반영돼 실시설계를 90%가량 마쳤다.

여수시는 올해 추경을 통한 시비 확보와 함께 2028년 준공을 목표로 후속절차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이번 중앙심사 결과를 근거로 추경에 지방채 발행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여수시의 계획대로 인도교가 설치되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사도의 ‘공룡 발자국 화석 산지’와 바다가 갈라지면 드러나는 ‘사도~추도 간 신비의 바닷길’까지 모두 육로로 둘러볼 수 있게 된다.

용미암...양면해수욕장...장군바위...최고의 힐링 여행지 ‘사도’

사도는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최고의 힐링을 선물할 곳으로 손색이 없다.

거북바위, 얼굴바위, 장군바위, 용미암 등 가장 많은 기암괴석을 보유한 증도를 포함해 국내 몇 안되는 양면해수욕장, 미로처럼 꼬인 골목길을 장식한 섬마을 특유의 돌담길을 만나볼 수 있다.

본섬과 중도를 연결한 사도교를 건너면 다시 중도와 증도를 연결하는 모래밭이 펼쳐진다.

이른바 ‘양면해수욕장’으로 밀물 때는 잠기고, 썰물 때는 양쪽에 바다를 끼고 폭 10여m의 모래밭이 드러나는 해수욕장이다.

모래밭 주변은 굵직한 바윗돌밭으로 둘러쌓여 갯벌체험을 하기에 더없는 공간을 제공한다.

이 돌밭은 마을 주민들이 다양한 해산물을 채취하는 ‘황금밭’으로 불리기도 한다.

해수욕장을 지나 만나게 되는 시루섬은 기암괴석의 천국이다.

왕성한 화산활동으로 이뤄진 시루섬의 기암은 제각기 특이한 모양을 하고 있는 신비로운 형태에 한 번 놀라고, 고개를 들어 바라보노라면 세상을 집어 삼킬듯한 바위의 웅장함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용꼬리를 닮은 ‘용미암’, 이순신장군이 거북선을 고안해 냈다는 ‘거북바위’ 등 수많은 스토리를 전해준다.

사도 역시 바로 건너다 보이는 섬 ‘낭도’에서 하루 3차례 왕복운항하는 여객선을 타고 쉽게 들어갈 수 있다.

2028년이면 걸어서도 그 신비로운 자연을 만날 수 있게 된다.

숨은 보석, 보존대책 마련으로 지속가능해야

세계적 해양관광으로 도약하기 위한 여수시 관광 정책의 숨은 전략이 베일을 벗는 계기가 되는 셈이다.

하지만, 이같은 자연 경관이 지속가능하기 위해 과다한 입도에 따른 보존 대책 마련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추도나 사도는 이미 일부 무분별한 개발 시도나 불법 입도로 몸살을 앓으면서 말썽이 일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번 정기 여객선 운항과 인도교 추진으로 정식으로 입도가 가능하게 된 만큼 보존대책이 서둘러 마련돼야 한다.

여수시의회 최정필 의원은 “지질학적 명소로 입소문을 타면서 입도객이 늘고 있는 반면 탐방객 일부가 보호시설없는 화석 위를 직접 걷거나 퇴적암을 훼손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짚었다.

관리·보존 대책이 필요하지만, 현재 추도에는 화석지 인근에 울타리나 안전 차단시설이 없이, CCTV 6대가 설치돼 관리되고 있다.

이에 최 의원은 “접근성이 높아진 만큼, 방문객의 증가로 인한 훼손 가능성도 함께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정부는 보다 능동적인 자세로 문화재 보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단순한 임시방편이 아닌, 지속가능한 보존 체계 마련과 관리 주체로서의 책임 있는 역할 수행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시정부가 ‘선언’이 아닌 ‘실행’을 통해, 보존 계획 수립, 보호 인력 확보, 시민 인식 제고, 탐방 질서 정비 등 종합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재차 촉구했다.

수만년 신비를 품은 여수의 보물섬 ‘사도’와 ‘추도’가 그 숨은 매력을 언제까지나 뿜어낼 수 있게 되는 것은 온전히 지금의 여수사람들에게 달렸다.

[위 기사는 여수지역신문협회와 여수상공회의소가 공동 기획합니다]

웹마스터  yeosu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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