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수시의 재정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세수 부족으로 지방채 발행이 급증하면서 재정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2024 회계 결산 의견서에 따르면, 민간투자사업(BTL) 채무와 지방 공공자금 차입액을 포함한 관리 채무액은 총 1,639억 7,800만 원에 달하며, 이에 따른 이자 부담만 연간 32억 8,100만 원에 이른다.

여수시는 2025년 배정된 지방채 발행 한도액 882억 원 중 이미 810억 원이 소진된 상태로, 추가적인 발행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올해 재정 건전성 악화를 우려해 더 이상의 지방채 발행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문제는 지금부터다.

민선 6기와 7기 동안 건전한 재정을 유지하며 2021년 기준 500억 원 정도의 재정안정화기금을 확보했던 여수시는, 민선 8기에 들어서면서 2022년 일시적인 지방세 증가분을 일상 회복 지원금으로 소진해버렸다. 이는 산단의 호황에 따른 일시적 세수 증가에 의존한 재정 운용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여수국가산단의 석유화학 기업들이 구조적 불황에 빠지면서 지역 상권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이에 여수시는 긴축재정에 돌입하며 SOC 투자 비용을 대폭 줄였지만, 취약계층 복지 예산 조정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2026년 여수세계 섬 박람회 개최를 앞두고 있어 재정 압박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일률적인 예산 삭감과 부서 간 예산 확보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행스럽게도 여수시는 2020년 '여수시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를 제정하여 기금을 설치한 바 있다. 이 기금은 회계연도 간 재정수입 불균형 조정 및 재정 안정적 운용을 목적으로 하며, 각종 회계와 기금 운용상 여유 재원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재와 같은 재정 위기 상황에서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의 활용은 매우 중요하다. 예기치 않은 재정적 어려움이나 대규모 지출 필요 시 이 기금을 통해 재정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수시는 이 기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고, 미래를 대비한 재정 전략을 마련해 지금의 위기를 돌파해야 할 것이다.

김병곤 기자  bibongsan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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