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절차 등 총체적 부실…공무원 피로감 커

‘사후 해명’ 아닌 ‘사전 예방’ 중심 시스템 전환

정책 설계 초기부터 법적 점검과 통합 대응해야

여수시 소송 내역  <여수시의회 제공>

여수시의 잇단 소송 제기로 수백억 원 대의 혈세가 낭비되는 것과 관련 ‘사후 해명’이 아닌 ‘사전 예방’ 중심의 시스템으로 전환할 것과 ‘소송 대응’이 아닌 정책 설계 초기부터 ‘법적 점검과 통합 대응’으로 방향을 바꾸어야한다는 주장이다.

최근 5년간 여수시가 소송 당사자로 관여한 행정소송은 총 144건으로, 이 중 절반 가까운 66건에서 패소하거나 일부 인용 판결을 받아 시정 신뢰도 하락을 초래했다.

여수시의회 송하진 의원이 정기명 여수시장에게 시정질의하고 있다.

여수시의회 송하진 의원(무소속, 미평‧만덕‧삼일‧묘도)은 12일 제246회 정례회를 통해 여수시 행정소송 증가와 반복되는 패소, 구조적 원인진단과 행정신뢰 회복방안에 대해 시정질의를 가졌다.

송 의원은 수백억 원대 재정 손실을 초래한 ▶돌산 주택건설사업 불승인처분 관련 소송 ▶상포지구 조건부 준공 승인으로 시작 된 분쟁 ▶웅천지구 택지개발 정산소송 ▶화양지구 상수도 원인자부담금 부과 처분 취소 소송 사례를 언급하며 원인을 분석했다. 이어, 행정의 내부절차, 판단의 타당성, 제도의 실효성 있는 세 가지 측면에서 여수시 대응방안과 개선의지를 물었다.

송 의원은 돌산 주택건설사업 불승인처분 관련 ‘결정권자의 방침에 따라 ‘부동의’ 입장이 내부적으로 결정되어 있었던 정황이 드러났다‘는 판결문을 인용했다. 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사전 결정된 내부 방침에 따라 절차가 형식적으로 운영될 경우, 시민의 신뢰를 저버릴 뿐만 아니라, 행정의 책임으로 인해 시 재정에도 큰 부담을 초래할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또 한동안 지역사회를 들끓게 했던 돌산 상포지구 조건부 준공 인허가로 시작된 행정분쟁 사례를 언급했다. 단순 개인의 일탈과 행정의 미비가 아닌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된 중대한 행정 판단의 오류라고 진단했다.

특히, 웅천지구 택지개발 정산소송은 민간개발업체와 웅천지구 택지개발 정산과정에서 조성원가 산정방식과 계약해석의 중대한 오류를 범해 총 431억 7천만 원의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됐다. 이는 소송 패소를 넘어, 시민의 혈세로 막대한 손실을 감당하게 만든 사례이며, 향후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한 제도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민관 계약의 체결과 집행 과정에서 행정이 반드시 지녀야 할 기준의 명확성, 판단의 전문성, 그리고 절차의 신뢰성을 근본부터 되돌아보게 하는 중요한 사례였다고 되짚었다.

끝으로 화양지구 상수도 원인자부담금 136억 원 부과처분 취소 관련, 여수시의 사전 검토 부실, 사법 판단에 대한 오독, 행정 대응의 전략 부재가 복합된 명백한 구조적 실패가 가져온 결과로 분석했다. 

해당 소송은 2016년 1심, 2018년 2심 모두 소송대리인은 정기명 변호사가 맡았다. 2022년 현재 이어지는 소송의 책임자도 소송대리인이었던 정기명 여수시장이라 주목받았다.

특히, 여수시는 마지막 소송에서 원인자부담금 산정용역을 4천만 원을 들여 실시했지만 이 역시 법원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보충질의 답변에 나선 정기명 시장은 "본인이 소송대리인으로 나섰지만 시간이 오래되고 세부적인 사항은 잘 모르겠다며 상하수도 국장이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안다”면서 답변을 회피하는 모습으로 일관해 빈축을 샀다.

송 의원은 “예산을 들여서 용역까지 시행하며 소송에 임했는데 똑같은 사유로 패소했다면 원인자 부담금을 안받겠다는 여수시 의지가 반영된 것 아니냐”고 힐난했다.

▶ 시 담당 부서 피로…공무원 기피 부서화 우려

소송이 반복되고 장기화하면서 소송 담당 부서의 업무 피로도가 가중돼 적극행정과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여수시 현행 고문변호사 체제의 전문성과 전략적 대응 부족, 외부 로펌이나 전문가 자문단 필요성, 현행 고문변호사 운용 조례가 실제 행정 현장 적용 여부가 집중 거론됐다.

마무리 발언에 나선 송 의원은 지금 필요한 것은 형식적인 제도 운용이 아니라 실질적인 작동 구조, 책임을 외면하지 않는 행정 조직, 그리고 법적 타당성과 행정의 정당성이 조화를 이루는 시스템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행정시스템을 ‘사후 해명’이 아닌 ‘사전 예방’ 중심으로 전환되어야 하며, ‘소송 대응’이 아닌 ‘정책 설계 초기부터의 법적 점검과 통합 대응’으로 방향을 바꿀 것을 제안했다. 

김병곤 기자  bibongsan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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