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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불가능한 김정일 나라
분단 반세기를 넘어 순안공항에 내린 김대중 대통령이 배일에 쌓인 북한 정권의 최고 통치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접을 받으며 북한군을 사열하는 모습은 전세계 인민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엄청난 충격이요, 탑 뉴스였다.

전쟁을 치룬 당사국의 정상들이 만나기만 해도 대 성공이라고 예측하던 내외신과 정치가들도 평양에서의 열렬한 환영을 보고 꿈을 꾸는 것 같은 짜릿한 흥분을 느꼈을 것이다. 매시간 터져 나오는 평양소식과 반복해서 비춰주는 환영장면을 보면서 실향민들과 6·25참전 용사들의 감회는 남달랐을 것이다.

6·15평양선언이 나오자마자 열광과 환호 소리가 천지를 진동하고 이제야 전쟁의 공포를 잊고 평화의 새 세상이 열리는구나 믿었다. 역대 정권이 북한을 역이용하여 통일을 미룬 채 자기들의 통치기반을 다지는데 써 먹은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금강산으로 가는 뱃고동 소리는 더욱 힘차고 남·북적십자회담, 국방장관회담, 장관급회담이 줄을 잇고 남·북경협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이산가족들이 비행기를 타고 평양으로, 서울로 오고 가고, 끊겼던 경의선 복원공사가 시작되고 경원선도 잇네, 금강산도 육로로 가네, 제한적이긴 하지만 국군포로 가족과 납북어부가족이 상봉도하고 편지도 교환하였다. 시드니 올림픽에 남·북이 함께 입장도 했고, 월드컵도 평양에서 일부 경기를 치루는 것이 검토되고 일본 지바에서 열리는 세계 탁구 남북단일팀이 출전하게 되었다. 울부라이트 미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하고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이 초읽기에 들어갔으나 부시정권이 들어서면서 북·미관계가 급냉하고 북쪽이 연일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더니 서울에서 열리는 장관급회담에 불참하고 탁구 단일팀도 깨버리고 경의선 복원공사마저 중단시켜 버렸다.

남·북관계가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간 듯 스웨덴의 폐르손 총리에게 의존하는 모습은 불쾌하고 속상하다. 일본으로 밀입국하던 김정남 사건은 더욱 우리를 혼란하게 만든다. 예측 불가능한 김정일의 연출에 우리만 놀아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소리도 높지만 북한은 변화하고 있고 역사의 수레바퀴를 아무도 멈출 수는 없다.

<김충석 논설위원>

취재팀  webmaster@yeosu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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