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4월 19일, 해남군청 상황실에 조보훈 전라남도 정무부지사와 민화식 해남군수, 박희현 도립공룡박물관입지선정무효화투쟁위원회 공동수석대표가 마주 앉아 ‘도립공룡박물관 입지선정과 관련한 합의문’에 각각 서명하고 악수를 나눈 사건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33만 여수시민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도립공룡박물관은 지난 3월 24일 도청 상황실에서 가진 제2차 평가회의에서 건립 후보지로 여수시 덕충동 635-1번지 일대 2만4천6백여평을 선정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달도 안되어서 조보훈 정무부지사가 해남군을 찾아가 ‘여수시에는 공룡박물관이 아닌 해양사박물관이나 고대사박물관 등 종합박물관으로 그 명칭과 기능을 변경하여 추진토록 하고, 해남 공룡전시관은 현재 설계규모를 확대하여 경쟁력을 갖추도록 국비와 도비를 최대 확보하여 지원한다”고 합의하고 서명을 했다니 ‘청천 하늘에 날벼락’이 치고 그 날벼락을 여수시민이 맞은 꼴이 되어버렸다.

본지는 지난 3월 28일자(제231호) 신문 제1면 탑기사로 ‘도립공룡박물관 여수유치 확정’이라 기사화했으며, 여수시가 발행하는 시정홍보지 4월 23일자 미항여수 1면 탑기사로 ‘도립공룡박물관유치 우리시로 확정’이라 기사화했다.

그런데 여수시에서 발행하는 ‘미항여수’가 전남부지사와 해남군수가 4월 19일 해남군청에서 ‘도립공룡박물관 입지선정과 관련한 합의문’을 작성함으로써 여수시는 도립공룡박물관이 아닌 종합박물관으로 그 명칭과 기능이 바뀐지도 모르고 오보를 냈다면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여수시가 그 사실을 알고도 시정홍보지인 미항여수에 ‘도립공룡박물관유치 우리시로 확정’이란 기사를 썼다면 시민들을 얕보는 처사로 비난받아 마땅할 것이다.

전남도는 여수도립공룡박물관이 그 명칭과 기능이 바뀐 종합박물관으로 추진되는데도 도비 6백50억원 지원이 변함이 없기 때문인지 몰라도, 한달 전의 결정을 뒤엎고 해남군과 밀실거래를 하게 된 마당에 여수시에 사전 양해나 이해를 구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바꾸었다면 전라남도 또한 비난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도립공룡박물관 입지선정과 관련한 합의문

지난 4월 19일 전라남도와 해남군, 도립공룡박물관입지선정무효화해남군민투쟁위원회간의 도립공룡박물관입지선정과 관련한 합의문을 싣는다. <편집자 註>



도립공룡박물관 건립사업의 본래 취지는 전라남도가 보유하고 있는 지역자원을 활용하여 지역사회의 발전을 도모하는데 있다. 그러나 입지선정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관한 해남군민들의 무효화투쟁이 전개되는 등 예기치 못했던 지역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는 바, 범도민화합의 차원에서 이에 대한 대책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따라서 도립공룡박물관 입지선정과 관련하여 전라남도와 해남군 및 도립공룡박물관입지선정무효화해남군민투쟁위원회(이하 해남군민투쟁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사항에 합의한다.



- 다 음 -

1. 도립공룡박물관 입지선정과 관련하여 해남군민들의 주장은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고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입지선정의 무효화와 재선정을 요구하는 해남군민들의 입장에서는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동 결과에 대하여 도립공룡박물관 건립사업의 추진주체인 전라남도의 입장을 감안하여 이번 입지선정위원회의 선정결과를 수용해 주기를 바란다. 전라남도에서는 본 합의서와 합의사항들을 성실하게 실현하도록 하겠다.

2. 앞으로 여수시에 건립할 공룡박물관은 공룡 단일주제의 박물관으로 건립하기 보다는 그 명칭과 기능을 변경하여 종합박물관으로 추진토록 해 나갈 것이며, 해남공룡전시관은 현재의 설계규모를 확대하여 경쟁력을 갖추고 관광객 수용에 부족함이 없는 공룡전용 전시관으로 특화하여 개발해 나간다.

3. 해남공룡전시관은 해남군의 계획대로 추진하되, 남해안관광벨트사업과 연계하여 전시관 건립사업을 순조롭게 진척시킬 수 있도록 국비와 도비를 최대한 확보하여 지원한다.



전라남도, 해남군, 도립공룡박물관입지선정무효화해남군민투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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