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작년 국회연설에서 “임기내 매년 6%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다짐했고 이헌재 경제부총리도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노대통령의 6% 공언과 경제부총리의 약속은 빈말로 끝날 공산이 커졌다.

노무현 정부 2년간의 경제성장률은 평균 7.7%를 기록하였고 YS정부통일기간중 성장률은 16.5% 그리고 DJ정부시절에는 6.4% 성장하였다. DJ정부 초기 2년은 외환외기 소용돌이속에 있었다. 이들 3정권의 초기 2년간의 경제성장율을 판단할 때 참여정부의 성적은 가장 낮다.

그동안 한국경제의 받침대역이었던 수출은 지난 4월 증가율이 6.9%로 뚝 떨어졌다. 소비자 기대심리도 4개월만에 다시 하락세다. 이대로 가면 내수회복은 더 늦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인상과 쌍둥이적자, 유가, 환율불안과 함께 북핵문제 등 악화된 대외여건은 갈수록 우리 경제를 조여들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의 자랑은 경제다. 국내총생산기준으로 11위권 안팎에 있다. 우리 경제 성장 원동력은 여전히 내수부분보다 수출부분에서 나온다.

그런데 수출 주력품목을 보면 자동차, 휴대폰, 반도체, 조선, 철강 등으로 대부분 민간 대기업 제품이다. 이렇게 보면 한국인은 대기업 덕분에 먹고 산다고 하겠으나 그러나 국민정서는 여전히 대기업은 ‘악(惡)’으로 본다. 이같은 상황은 지난날 대기업들이 저지른 업보탓일 것이다.

그러나 한국경제의 선진화를 위한 마지막 도약을 위해서 국민정서의 이율배반적 기업관은 고쳐져야 한다.
정부의 기업문어발 억제책도 좋고 공정거래도 좋다. 그러나 우리 기업의 경쟁상대를 고려해 보아야 한다.

국내외 시장에서 외국대기업들을 경쟁자로 씨름해야 하는 국내기업들에 국내시장 점유율 등 낡은 잣대로 재단한 억지 옷을 입혀 조여야 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정치적 잣대로 집착하지 말고 시장의 작동원리와 경제심리를 현실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대기업의 재투자가 이뤄지고 연관분야의 중소기업 투자가 유발되면서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될 것이다. 모든 정책은 국민신뢰를 상실하면 망한다. 급변하는 사회에서 헌신의 노력없이는 존립자체가 어렵다는 위기의식의 발로인 셈이다.

여러 정책수단이 막혀 있긴 하지만 전혀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성장률 5%의 의미가 무리한 부양책을 동원해서라도 그 수치는 꼭 달성하겠다는 적극적 기회 발굴이 첩경이다.

정부가 참으로 경기회복시기를 앞당기려면 일반적 재정집행에 더하여 이미 집행중에 있는 국책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규제완화를 통해 민간의 자율적인 투자와 고용창출을 극대화해야 할 것이다.

새만금간척사업이나 청성산터널공사 등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중단된 국책사업 등이 수조원에 이르는 경제적 손실을 기록하며 지연되고 있다. 가능한 시기를 앞당겨 예산낭비를 줄이고 경기회복에도 기여하도록 민간자본을 끌어내기 위해 필요한 규제완화의 고삐도 다시 조여야 한다.

특히 수도권 규제완화나 경제자유구역조성 서비스산업의 개방 등은 국민들의 세금을 사용하지 않고 민간자본으로 경기를 회생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들이다. 기업의욕을 되살리고 투자를 회복시키는 일이다.

기업투자가 살아나지 않는 한 경기회복은 요원할 수밖에 없고 일자리 창출을 통한 실업문제 해결 역시 어렵다. 그럼으로 수도권 집중억제책을 이유로 투자 조차 못하게 막고 있는 현실은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