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공공기관 배치방안이 발표되자 그 동안 유치를 희망했던 기관이 배치된 시.도에서는 환영일색이지만 그렇지 못한 시.도에서는 유감표명을 하는 등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우리 전남 역시 주택공사의 유치를 강력히 희망했다가 농업기반공사가 배치되는 바람에 다소 실망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전국에서 가장 낙후된 곳이 전남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정부는 당연히 기관의 규모가 크고 그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도 크게 평가받는 주택공사를 전남에 배치했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주택공사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이용해 낙후된 지역의 발전을 꾀하려던 전남의 입장에서는 섭섭함을 피력하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시점에서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이 어느 특정지역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전국토의 균형발전을 통해 국가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국가의 대역사라는 점을 되새겨 봐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정부가 모든 시.도를 만족시키지는 못했지만 각 시.도별로 특성에 맞는 기관들을 배치하기 위해 노력했고 실제로 여러 차례 발표를 연기해 가면서까지 고심한 흔적이 역력한 만큼 전남도민 역시 대승적 차원에서 정부 발표를 이해하고 대역사가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협력해야 된다고 본다.

정부의 발표내용을 보면 한전, 토공, 주공, 도공, 즉 BIC 4기관을 영남과 호남에 각각 2개씩 배치해 지역간의 안배에 신경을 쓴 표시가 역력하다.
이런 차원에서 볼 때 5번째 큰 기관인 농업기반공사를 전남에 배치하고 다른 시.도에는 총 12~13개의 기관을 배치한 반면 전남에는 총 15개의 기관을 배치했다는 것은 정부 나름대로는 전남에 많은 배려를 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실제로 농업기반공사는 규모면에서는 직원이 700명이 넘고 지방세 납부액이 15억원에 달하며 1년 예산도 2조3천억원이 넘는 농업분야에서는 최대기관이다.

그리고 전남도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농수산도라는 점을 감안할 때 농어촌정비와 농업생산성 증진을 담당하는 농업기반공사와 농수산물가격 및 수급조절을 담당하는 농수산물유통공사의 배치는 전남에 불리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농수산업의 발전과 함께 지역경제의 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 행운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어느 기관을 유치했느냐 못했느냐를 따질 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전남으로 배치된 공공기관들을 가장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활용하여 낙후된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가를 고민해야 될 때라고 본다.

그 것은 먼저 전남도내의 효율적인 공공기관 배치방법에 대한 고민이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광주시 인근에 ‘초광역 혁신도시’를 건설하여 광주시에 배치된 3개 기관과 전남도에 배치된 15개의 기관을 모두 합친다면 18개 기관의 이전효과는 모두 광주시로 흡수된 채 전남도는 아무런 혜택도 못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는 현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국토의 균형발전에도 크게 어긋나는 것이다.
국가의 균형발전이라는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근본 취지를 살리고 광주시와 전남도내의 여러 시.군이 골고루 발전하기 위해서는 두 시.도가 합치는 ‘초광역 혁신도시’보다는 기관의 특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곳에 분산 배치하는 방법이 훨씬 효과적이다.

실제로 광주시의 한전과 전남의 농업기반공사나 농수산물유통공사는 상호 연관관계가 없다. 그렇다면 모든 기관을 함께 묶어놓기 보다는 당연히 각 기관의 특성을 살려서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최적지를 찾아 그 곳에 배치해야 할 것이다. 

둘째는 공공기관의 배치와 활용문제를 결정함에 앞서 도내의 충분한 의견수렴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이 전남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추진되는 대역사인 만큼 도내의 다양한 여론을 충분하게 그리고 투명하게 수렴하여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도민의 전폭적인 지지와 협력 속에서 공공기관 이전작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을 것이며 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근본 취지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