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실주에 순금가루(金?, 보통 금박은 1㎜의 만분의 1의 두께)를 넣어 술이 출시 4개월만에 예상을 뒤엎고 날개 돋친 듯 팔려 경쟁회사에서도 팔을 걷어 부치고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얼마전 TV에서는 생선회와 음식에다 순금가루를 뿌려 신나게 팔리는 장면이 방영되더니 소주에도 금가루를 넣을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고는 어안이 벙벙하고 가슴이 답답하다.

필자가 20여년전 일본을 방문했을 대 청주인 듯한 술에 금가루가 누렇게 떠 있는 술을 대접받으면서 이상한 술 문화도 있구나 금가루를 먹어도 인체에 이상은 없는지? 왜 이런 술이 생겨났고 얼마나 비싸며 어떤 부류의 사람들이 마시는지 퍽 궁금했다.

몇 순배가 지난후 실례를 무릅쓰고 물어 보았더니 크게 비싸지도, 많이 팔리지도 않으며 호기심에서 마시는 정도라 했다.

98년초, IMF극복을 위해 온 국민이 들고일어나 금반지, 금비녀를 모았다. 돌반지, 약혼반지, 결혼반지, 졸업반지, 행운의 열쇠, 금거북이 심지어는 국제대회에서 받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자랑거리인 순금 트로피까지도 모두 들고 나와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고 감동하게 만든 엄청난 사건이 터졌다.

그러나 그때도 권력층, 부유층 정치인들은 나서지 않았고 세월 좋을 때 저장하기 위해 무더기로 들여왔던 골드바(금괴)는 누구네 안방이나 금고 속에 감추어져 있는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IMF를 졸업했다고 떠들어댔지만 아직 터널을 벗어나지 못했고 사방에 먹구름이 도사리고 있어 언제 무슨 일이 생기지 않나 걱정이 태산인데 3년전 금 모으기 시절은 망각하고 분수도 모른 채 술로, 음식으로 마구 먹어 버릴 만큼 우리 형편이 좋아졌는가?

경제는 불안하고 실업자는 늘어나고 금융이자로 먹고살던 퇴직자들 마져도 저금리로 숨통을 짓눌리고, 고리채는 서민들의 생존권마저 위협하고 국민대다수는 시름에 잠겨 있어도 정치는 방향을 잃은 듯 쳇바퀴만 돌며 허송하는데 아무리 유행에 민감한 국민이라해도 분수를 모르고 금 모으기 시절을 까맣게 잊은 채 누구를 위한 금가루 술, 금가루 음식이며 화장품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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