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0시께 전남 여수국가산단 의약품 제조 공장인 M&H레버토리즈에서 누출된 포스겐 가스를 흡입해 긴급 후송된 환자 중 두 번이나 포스겐을 마신 금호폴리캠 생산부 김영철(55) 대리.

그는 지난 94년 9월15일 한국화인케미칼 폭발사고로 누출된 ‘포스겐'을 흡입한 데 이어 이번에 두 번째 사고를 당했다.

그는 자신을 “독가스와 인연이 많은 사람"이라며 씁쓸해하고는 “운이 좋아 살아있다"고 말한다. 여천 전남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인 그를 만나 사고 당시 상황을 자세히 들어보았다.

▲가스를 흡입한 최초 시간은.-15일 오후 11시 55분경이다. 보통 12시에 점검을 하기 때문에 정확히 기억한다.

▲당시 증세는.-콘트롤박스내에 있었는데 매캐한 냄새가 나고 눈이 따가웠다. 다른 직원들은 구토와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쓰러지기도 했다. 약 20분 정도 무방비로 노출됐다. 상태가 심한 직원들을 자가용으로 1시경에 직접 후송했다.

▲20분 정도 노출됐다면 상당량이 누출된 것 아닌가.-자세한 것은 모르겠다. 하지만 그 정도 시간이면 상당량이 누출된 셈이다.

▲비상 경보가 울리지 않았나.-94년 이 공장에서 포스겐 유출사고 이후 매주 월요일 비상 경보장치 테스트를 하고 있는데 실제 사고에서는 작동하지 않은 것 같다. 경보 소리가 보통 뱃고동 소리보다 크기 때문에 잘 알 수 있다. 현장 점검을 한 직원들은 16일 오전 12시 20분까지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누출 가스가 맹독성인 ‘포스겐'으로 알려졌다.-포스겐을 한번 마셔 본 경험이 있어 잘 안다. 일종의 풀 냄새 같은 것인데 풀 냄새와 암모니아 냄새가 혼합된 것 같았다. 포스겐이 아니면 그렇게 독하지 않았을 것이다.

▲포스겐은 소량만 흡인해도 치명적인 것으로 아는데 상태는.-신체 조건에 따라 다른 것 같다. 94년 사고 때는 상당량을 마셨는데 난 괜찮았다. 독가스와 인연이 많지만 운이 좋았던 것 같다. 그때 사고로 1주일간 잠만 잤던 것 같다. 그러나 소량을 마신 다른 직원은 폐에 물이 차고 일부는 사망하기도 했다. 지금까지는 별 이상이 없다.

▲항상 불안하지 않나.-안전장치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발생시키지 않아야 한다. 최소한 연락을 해줘야 하지 않나. 무방비로 당해 방법이 없었다. 86년부터 지금까지 18년을 근무했는데 항상 불안하고 겁이 난다. 특히 우리 공장은 사고 회사에 바로 인접해 있어 더욱 그렇다. 이번에도 우리 직원만 14명이 응급실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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