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여수 석유화학단지에서 발생한 정전 사고로 일부 석유화학 공장에서 법적 환경기준치 이상의 오염물질이 배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남도 동부출장소는 “여수산단 석유화학업종 공장의 굴뚝에 설치한 ‘대기오염 자동측정 장치’ 확인 결과, 당시 일부 업체가 대기환경보전법 허용기준을 초과해 대기 오염물질을 배출했다”며 “향후 해당 업체에 대해 오염물질 배출금을 물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GS칼텍스는 지난 7일 오후 1시 이산화황(법적 배출 허용 기준치500ppm)이 621.41ppm, 오후 4시엔 질소산화물(〃 250ppm)이 314.17ppm까지, 11시30분 먼지(〃 50㎎/s㎥)가 75.15㎎/s㎥이 측정되는 등 3종의 대기 오염물질을 배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당시, 일부 사업장 대형 굴뚝에서 매연이 불완전 상태로 배출돼 주민들이 구토와 두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여수환경운동연합은 한전과 여수화력발전처를 대검찰청 환경침해범죄신고센터에 고발했다. 여수환경운동연합 측에 따르면 “당시 공장 대형 굴뚝으로 불완전 연소된 석유화학물질이 쏟아지면서, 발암물질인 휘발성유기화합물(VOC)도 섞여 배출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석유화학단지의 정전사고에 따른 환경 재앙을 막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여수화력 정비를 맡은 한전기공 직원이 변압기 소화수 배관 도장 작업을 준비하던 중 알루미늄 사다리가 고압선에 닿으면서 '지락현상'(전류가 전선으로 흐르지 않고 땅으로 흐르는 현상)으로 인해 정전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한전 자회사 직원은 전력 관계 공사를 할 경우 반드시 대나무 사다리를 이용하도록 돼 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알루미늄 사다리를 이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당시 이 직원은 정비해야 할 변압기가 아닌 다른 변압기를 만졌고, 한전 측은 기업들에 발전소를 정비한다는 사전 통보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전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한편, 이번 정전사태의 원인과 책임을 놓고 한전은 “한전도 간접적인 책임은 있지만, 업체의 자가발전 설비가 미비한 것이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GS칼텍스는 “당시 사내 전기 수급체계는 문제가 없었으며, 1996년 정전사고가 난 뒤 한전에 전기를 두 라인으로 공급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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