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사의 주지인 전순완 스님이 극락왕생길에 올랐다는 부음이 왔다.

스님의 부음을 전해듣고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장군사 대웅전 준공이 순조롭지 않겠다는 것과 파안미소였다.

장군사 주지라고 소개를 받은 것은 96년도 초봄이었다. 까까머리에 장삼가사를 걸친 모습이 틀림없는 승려였으나 청명한 인상보다는 세속적이고 일상적인 이웃집 형처럼 생각됐다.

전스님의 말투는 거칠고 투박해 승려라는 생각이 안들 정도였다. 오히려 세속적이어서 편안함과 친근함을 느끼게 했다.

첫 만남이 있은 후 한달에 한 두번꼴 만나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는데, 만날수록 정감이 더해지는 엽기승(獵奇僧)같았다.

전순완 스님은 장군사 5백여 신도들이 바치는 공양을 일정부분 떼어내 소외되고 고통받는 중생들게에 나누어 주는 일에 재미를 부친듯 했고, 시의회를 부처님 정신이 깃든 중생을 위한 의회가 되게 하겠다고 장삼을 걸치고 의원선거에 출마하기도 했으며, SES 등 가수들을 불러와 여수공연을 갖기도 했었다.

며칠전에는 점심을 하자며 연락이 와서 만났는데, 장군사 대웅전이 완공되면 여수의 명문사찰로 단장시키겠다고 했다.

대웅전 중앙에 석가여래상을 모시고, 주변에는 만불상을 안치할 것이며, 장군사 뒷편 절벽에는 초대형 미륵부처를 조각하는 등 불국토로 가꾸겠다는 엽기적인 꿈을 들려주기도 했다.

여수사회를 살아있게 한 전순완 스님의 엽기적 불심을 더는 접할 수 없어 아쉬움이 남지만, 그가 뿌린 씨앗들이 자라서 장군사를 여수의 명물로 만들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나눔의 즐거움이 넘쳐나게 했으면 한다.

장군사 대역사(大役事) 중에 훌쩍 부처님 품안으로 떠나신 것은 그곳 극락에도 대역사가 있어서 일 것이라 믿으며, 부디 극락왕생 하기를 축원드린다.

관세움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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