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류성 어종, 수명 겨우 2~3년에 불과
여수 산 멸치, 값싸고 품질 좋아 ‘인기’
가난하지만 가문 있는 선비 멸치집안과 신흥 갑부가 된 문어집안과의 혼사 얘기가 있었다.
지금은 별 볼일 없는 멸치 집안에서 문어 집안과는 혼사를 할 수 없다고 튕겨버렸다. 멸치집안서 말하길 "우리 집안은 예로부터 뼈대가 있는 가문인데 어찌 뼈대 없는 문어집안과 혼사를 할 수 있단 말인가’ 라고 툇짜 놓는 이유를 밝혔다.
멸치를 의인화한 얘깃거리의 하나에 불과 하지만 근거가 없지는 않다. 멸치는 아무리 작아도 척추동물로 진화한 어류인데 반해 문어는 뼈가 없는 무척추 동물이라 어류 측에 못 들어가고 바다에 사는 연체동물로 분류되고 있어 발가락만도 못한 멸치의 놀림감이 되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물고기 중에서 멸치 모르는 사람은 없어 멸치의 생김새를 설명한다는 것은 사족을 다는 것과 같지만 그래도 주변서는 '징어리'(표준어는 정어리)로 젓갈을 담으면서도 ‘멸치젓’이라고 하니까 멸치가 크게 자라서 정어리가 되는 것으로 착각 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다. 그렇지만 멸치가 10년을 자라도 정어리는 안된다. 정어리는 멸치보다 크고 기름이 너무 많아 건조도 힘들고 맛도 없고 상품성이 없기 때문에 아예 가공치 않는다. 멸치의 수명은 평균 2~3년에 불과하다. 잡는 방법도 낭장망 정치망 분기초망 죽방렴 기선권현망 등으로 잡는데 우리지방에서는 분기초망과 낭장망, 권현망어업 등으로 잡는다. 기선권현망은 5~6척이 선단을 이뤄 작업을 하는데 어탐선 한척이 먼저 어군을 탐지해 망선 두 척에 알리면 즉시 그물을 양쪽에서 풀고 원을 그리면서 감아 온다. 이때는 또 가공선이 합류한다. 잡은 멸치는 즉시 살아 있는 그대로 펌프를 이용해 가공선에 퍼 올리고 멸치를 건조하는 발에 고르게 뿌려 담아 약140도로 끓는 소금물에 넣었다가 빼내 그대로 운반선에 옮겨 싣고는 건조장으로 직행한다. 날씨가 좋을 때는 태양열에 말리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공장에서 인공적으로 건조한다.
지방마다 자기고장 멸치가 최고라고 자랑하지만 영양가가 더 있는 것도 아니고 신선도가 더 좋은 것도 아니다.
◇멸치떼(왼쪽)와 최근 무술목 ‘전남해양수산과학관’에 설치된 멸치수족관.
전국 최초 멸치 수족관 탄생
여수에는 전국 최초로 살아있는 수천마리의 멸치 떼를 수족관에서 편하게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무슬목에 있는 ‘전라남도 해양수산과학관’이다. 이곳 수산과학관 전시실에는 최근에 들어온 수천마리의 멸치 떼들이 폭염의 날씨에도 아랑곳않고 떼 지어 노니는 것을 시원하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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