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저녁, 충무동의 한 고급술집에서 여수시의회 Ｊ의원과 여수환경련, 시민협 등 시민단체 대표들이 술을 마시던 중,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술자리는 시민단체 대표들이 Ｊ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청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사건은 술자리가 이어지던 중,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코리아텐더 프로농구단'의 시민구단화을 위해 시민단체들이 시민주 판매에 앞장서고 있는 것과 관련해, Ｊ의원이 "이번 일이 사기극으로 끝나면 그 책임을 시민단체가 지겠냐"고 물으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Ｊ의원의 주장에 대해 시민협 Ｈ대표는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지겠다"며 맞섰고, 결국 설전이 오가다 Ｊ의원이 Ｈ대표의 뺨을 때리는 등의 폭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사건이 발생하자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다음날 밤 10시경, 집에 있던 여수시의회 정이칠 의장을 여수시의회로 불러내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의회차원의 징계를 강력히 요구했다.

사건이 이처럼 확대되자 Ｊ의원은 시민단체 대표들에게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Ｊ의원은“폭력을 사용한 것은 잘못이지만 사적인 술자리에서 일어난 개인적인 문제를 가지고, 시민단체들이 연대해 집단대응한 것은 패거리주의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인터넷 상에서도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폭행한 의원에 대한 비난은 당연지사고 특히 순수성을 바탕으로 했던 시민단체에게도 강도높은 비난이 일고있다.

일례로 연대회의가 성명서를 통해 '여수시의원 다수가 마치 범법자 집단인지 구분이 않된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 "범법자 집단 의원과 무엇을 상의한다고 불러서 이야기를 하다 시끄럽게 하는가"라는 의견이 올라온 것을 비롯해 "때린Ｘ이나 맞은Ｘ이나 다 똑같다", "여수시민은 몇사람 모인 (시민)단체에 권한을 준 적이 없다", "50여명도 안넘는 회원수로 마치 전시민의 의견인양 떠드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다", "마치 자기들만 순수한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라는 등의 비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여수시의회 내부나 시민들 사이에서의 반발도 심각하다. 한 시의원은 "술자리에서 맞았으면 고소를 하고 경찰서로 갈것이지 시민단체 대표라는 이유만으로 의회로 밀고 들어오는 것은 패거리주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시민 박 모씨도 "시민단체 대표면 대표지 시민권력의 상징인 시의회 의장을 한밤중에 불러내 항의하고, 징계를 요구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라고 말했다.

시시비비를 떠나 이번 사건은 여수시의회와 시민단체 양측모두에게 심각한 도덕적, 정치적 타격을 입혔다. 양측은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주장만을 관철시키려 하지 말고, 시민들의 비판여론을 겸허히 수용해 거듭날 수 있는 지혜를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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