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사회공헌사업이 시전동 망마산 일원에 문화예술관련 집약시설을 건립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혔다. 2006년 8월 공익재단을 설립한 지 1년 10개월 만에 큰 가닥이 잡힌 셈이다. 늦게나마 사회공헌사업의 방향이 정리된 게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GS칼텍스가 지역발전을 위해 모처럼 좋은 사업을 하는데 딴죽을 걸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러나 사공이 너무 많아 자칫 잘못하면 좋은 뜻으로 기업의 이익을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사업이 산(?)으로 올라가지 않을까 염려 때문에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GS칼텍스 재단은 언제 어떤 사업을 완공하겠다는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 재단은 2006년부터 매년 100억 원을, 2015년까지 총 1,000억 원을 기금을 출연, 다양한 공익사업을 전개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대규모의 사회공헌사업을 추진하면서 아직 뚜렷한 비전과 목표, 방향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여태껏 제시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적어도 이 사업의 청사진은 GS칼텍스가 사회공헌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지역여론의 수렴과 지자체의 협조를 얻어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한 후 공익재단설립을 통해 일사천리로 사업을 추진했어야 했다. 

또한 GS칼텍스 재단과 여수시가 갈등관계를 빚으면서 사회공헌사업이 깔끔하게 추진되지 못한 불명예를 낳은 것이다. 여수시는 GS칼텍스가 일방적으로 사회공헌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내심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죽했으면 오현섭 시장은 2007년 시무식 때  GS칼텍스 공익재단의 김모 전무를 무안을 줬던 일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시와 GS칼텍스간의 갈등은 증폭됐던 것이다. 결국 재단의 실무자를 인책하는 선에서 시와 GS칼텍스간의 갈등은 봉합됐지만 이로 인해 지난 10개월은 더 이상 사업이 진척되지 못했던 것이다.

GS칼텍스의 공익사업이 추진과정에서의 전략 부재로 쓸데없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준 점도 개선해야할 부분이다. GS칼텍스가 지역여론에 등 떠밀려 공헌사업을 추진했던, 아니면 자발적으로 하게 됐든, 추진과정에서 전략적 판단미스를 범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지역시민을 위한 편의시설을 할 것인지 아니면 여수시를 찾는 외지 관광객들에게 보여줄 랜드마크를 지어 기증한 뒤 그 시설을 운영하는 수익금으로 사회공헌사업을 전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GS칼텍스가 판단했어야 했다. 왜냐하면 사회공헌사업을 하게 된 동기와 배경, 목적과 방향성이 기업이념과 일치해야하기 때문이다.

사회공헌의 대표적 사례는 홍콩의 대기업들이 외국 관광객을 하룻밤을 머물게 할 수 있는 방안으로 모색한 것이 ‘오션파크’라는 테마파크를 건설한 것이다.

이들은 여기서 발생한 수익금의 50%를 市에 기증하고 나머지 50% 수익금으로 오션파크의 운영비도 조달하고 3년마다 새로운 놀이기구를 만들어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사회공헌사업의 아이템은 홍콩 기업인들이 자사의 경영이념을 바탕으로 결정했던 것이다.

이에 반해 GS칼텍스는 전략적 가치를 배제한 채 지역여론을 수렴, 사회공헌사업의 아이템을 결정하는 遇를 범한 것이다. 지역에서야 GS칼텍스가 더 많은 예산을 사회공헌에 투입하는 소위 ‘多多益善’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GS칼텍스는 아이템 후보 사업과 관련,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시민의 광장과 시민문화체육센터 등 2가지 사업안을 어렵게 선정해놓고 시에서 한마디 하니까 ‘문화예술복합 집약시설’이라는 애매모호한 사업아이템으로 결정해버린 것이다. 이렇게 결정한 것에 대해 말들이 많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사회공헌 후보사업의 아이템은 지역민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선에서 결정되어야 한다. 힘이 있는 사람의 의견을 자꾸 듣다보면 사회공헌사업이 산(?)으로 가는 잘못을 범할 수 있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GS칼텍스가 사회공헌사업을 전략적으로 검토해줄 것을 부탁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GS칼텍스의 사회공헌사업이 여수세계박람회가 개최되는 2012년의 랜드 마크가 될 수 있도록 조기 완공할 의향은 없는가 묻고 싶다.

데스크  webmaster@yeosunews.net

<저작권자 © 여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