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산단 입주 업체들이 통합구매시스템을 확대함으로써 지역 내 중소협력업체들의 연쇄도산과 함께 지역경제가 황폐화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합구매시스템은 각 공장에서 구매하던 원자재를 중앙 본사에서 협력업체를 결정, 구매하는 방식이다.

현재 여수산단에 입주해 있는 공장의 본사들은 규모의 경제 효과를 달성하고, 외주 납품업체를 진정한 의미의 파트너로 협력해 나간다는 명목으로 통합구매시스템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LG화학, 삼남석유화학이 2001년 하반기 소모성 자재에 한해 통합구매에 들어갔으며 내년에는 시험약품과 소방안전용품 등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2003년에는 모든 물품을 통합구매방식으로 조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통합구매시스템을 도입해도 지역내 반발여론 등이 발생하지 않자 다른 입주업체들도 이 방식을 채택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산단에 납품 등을 하는 지역중소업체들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산단 내 한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지금까지는 소량, 다발 일반물품은 지역업체들이 납품해 왔다”고 밝히며 “통합구매시스템이 시행되더라도 지역업체가 가격과 품질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면 우선 고려하겠지만 무한경쟁시대에서 경쟁에 뒤쳐지면 도퇴되는 것 아니냐”는 원칙적인 입장만을 내세웠다.

이에 대해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통합구매시스템이 시행되면 납품업체의 연쇄부도 외에도 각 공장별 직원 감원, 계약이전에 따른 내방객 감소, 중소기업의 여수지역 입주 기피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단체 관계자들도 “여수산단이 환경오염문제 등 지역사회에 막심한 피해를 입히고서도 사회환원에는 미흡해 왔다”고 주장하며 “구매제도를 변경하는 것은 지역민을 무시한 독선적 행위로 마지막 윤리의식도 저버린 것이다”고 비난했다.

<이실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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