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채 의장의 ‘화합하는 의회’와는 달리 의원들 간 불협화음으로 후반기 의회가 초반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전반기 의회 파행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던 구 민주계와 구 열린우리계 의원 간 갈등과 반목이 지난 10일 열린 제112회 정례회에서도 어김없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박정채 의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의회가 개인이나 집단의 사사로운 이익에 영합하지 않고 정치적 견해와 명문 앞에서 모든 의원들이 화합하고 단결하자”고 말했다.

앞서 박 의장은 선거과정에서 자신의 비방글을 인터넷에 게재했던 모 의원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는 선처를 베풀었다.

또 최근 공무원 폭행사건의 가해자로 고소된 동료의원의 행동에 대해 대시민 사과를 하는 등 시민들로부터 외면 받은 의회의 위상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러한 박의장의 노력과는 달리 의원들 간 계파 갈등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실제로 구 열린우리계 의원들이 후반기 의장단을 비롯한 대부분 상임위를 집권하면서 계파 간 갈등은 더욱 심각해진 모양새다.

특히 이날 본회의에서 예결위원 선정을 놓고 벌어진 계파 간 감정싸움의 모습은 순탄치 못할 후반기 의회의 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이날 본회의에서 구 민주계 의원들은 예결위원 선정을 놓고 "열린우리계 상임위원장들이 소속 의원들과 구체적인 논의 없이 열린우리계 의원들 위주로 예결위를 선정했다"면서 불만을 삼은데 반해 열린우리계 의원들은 "예결위 선정은 의장의 고유권한으로 원칙대로 의장의 뜻에 따라야 한다"면서 대립을 이뤘다.

하지만 문제는 화합과 소통을 강조하는 박의장의 노력과는 달리 일부 의원들이 계파정치를 조장하는 등 아직도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파행의회라는 전반기 의회의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계파정치의 파괴가 절실한 지금, 계파정치를 부추기는 등 구태정치를 펼치는 의원들은 2년 후 시민들의 단호한 심판을 받을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조승화기자  webmaster@yeosu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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