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MFC 공장 전경

사업경쟁력 강화, 자회사 매각 등 고강도 구조조정

신사업 재편 안간힘 작년 사상 최대 연구개발 투자

석유화학 기업들이 사업경쟁력 강화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자회사 매각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선 모습이지만 녹록치 않다.

LG화학은 2021년 2조 6000억 원을 투자해 납사 분해 시설(NCC)과 고부가 폴리올레핀(PO) 생산공장을 준공했다. 대외적인 요인에 의한 석화 침체를 주장하지만 시설 중복투자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지난해 6개월 간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던 LG화학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 물적분할 매각이 진행되기도 했다.

연 15만톤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LG화학 여수SM공장의 가동 중단 방안도 검토됐다. 해당 공장은 합성수지, 합성고무 등에 쓰이는 원료, 스티렌모노머(SM)를 생산하고 있다.

에틸렌 20만톤을 증설했던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 대산/여수 NCC 가동률이 80% 초반으로 전분기 대비 하락했다. 말레이시아 석유화학 생산기지인 롯데케미칼타이탄(LC타이탄)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 지난해 1월 매각계약이 무산된 파키스탄법인 매각을 연내 재추진할 계획이다.

금호석유화학은 2009년부터 운영한 중국 라텍스 합작공장 지분 전량을 올해 1월 매각했다. 또 코오롱인더스트리도 중국 저가 공세에 밀리는 필름 사업부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정유업계의 몸부림도 주목된다. 정제마진 하락 추세에 GS칼텍스의 캐시카우인 정유사업이 부진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6838억 원으로 전년 대비 57.7% 줄었다. 전문가들은 올해 2분기도 전분기 대비 큰 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GS칼텍스는 2022년 2조 7천억 올레핀(Mixed Feed Cracker, MFC 시설) 공장을 준공해 석유화학 분야 확장과 비정유 부문 수직계열화로 파고를 넘고 있다. 

실적부진에 따른 현금성 자산이 줄었다. 비어가는 곳간을 채우기 위해 주유소 등 유휴자산 매각 등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선 모습이다.

<석유화학 업계 당면 과제 -  체질을 바꿔라>>

석유화학 산업 위협 요인으로 탄소중립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의 보급이 증가하면서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또 중국 등 경쟁국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 친환경 제품 개발 ▶ 해외 시장 진출 ▶ 디지털 전환 에 부응해야한다. 기술 개발과 함께,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 등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최악의 업황 부진에도 LG화학,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한화솔루션 등 국내 석유화학 4사는 지난해 모두 역대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집행했다.

LG화학 연구개발비는 1조440억 원이다. 한화솔루션과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연구개발비는 각각 2150억 원, 1200억 원, 630억 원이다.

범용 석유화학 제품 사업 비중을 줄이는 대신 탄소중립을 위한 친환경 연·원료 생산설비에 대한 설비투자는 확대 추세다.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LG화학의 연구개발비 비중은 약 4%로 전년 대비 1%포인트 증가했다. 2022년 2%대 초반에 머물렀던 한화솔루션도 지난해 2.94%까지 상승했다.

같은 기간 금호석유화학(0.74%→1%), 롯데케미칼(0.47%→0.6%)의 연구개발비 비중도 소폭 증가했다.

금호석유화학 여수고무 2공장 전경

석화사의 이런 움직임은 단순한 업황 악화보다는 근본적인 산업구조 변화로 받아들이고 있다. 구조조정 노력뿐만 아니라 고부가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거나 이차전지·친환경 소재 등 신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LG화학은 3대 신성장 동력(배터리 소재, 친환경 소재, 신약) 투자는 지속해서 하고 있다. 여기에 블루오션 시장, 옥수수 등의 식물성 원료를 사용하여 만든 플라스틱으로, 기존의 플라스틱보다 탄소 배출이 적은 블루오션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10년 후 사이언스 컴퍼니, 과학회사로 불리우기를 바라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우선 기초화학 부분의 포트폴리오 비중은 2030년까지 30% 이하로 줄이기로 했다. 대신 첨단소재 부문의 2030년 매출 목표는 8조원을 제시했다. 청정 수소 사업 투자를 확대하며 2차 전지소재 부분은 양극박과 음극박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한다. 사탕수수 등의 바이오 원료를 활용한 플라스틱을 개발하고 있다. 또, 재생 플라스틱, PCR(Post-Consumer Recycled) 소재, 바이오 플라스틱 등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중국 라텍스 합작공장 지분을 전량 매각한 금호석유화학은 3대 신성장 사업으로 ▷전기차 솔루션 ▷친환경 바이오 ▷스페셜티 소재 등을 꼽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가성소다를 주목하고 있다. 가성소다는 이차전지 소재인 양극재 생산 공정에서 불순물 제거를 위해 사용된다. 한화솔루션은 가성소다 연산 생산능력을 현재 84만2000t에서 111만t까지 늘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병곤 기자  bibongsan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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